세로 영상, 불편한 유행의 계속일까, 또 하나의 표준이 된 것일까. 본문
처음 세로가 더 긴 비율의 세로 영상물을 보신 때가 언제 쯤인지 기억하시는지요?
아니면 처음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으신 때는요?
그 동영상을 가로로 찍으셨는지, 세로로 찍으셨는지는 기억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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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출시 국내 최초 카메라폰 SKY IM-3100 |
2004년 9월 출시 일명 ‘가로본능’ Anycall SCH-V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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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출시 스크린 비율 21:9 일명 ‘뉴초콜릿’ LG-SU630 |
지금으로부터 7년여 전인 2012년 6월 5일,
‘세로 영상은 나쁘다(Vertical videos are bad.)’고 단호하게 얘기한
‘세로 영상 증후군 (Vertical Video Syndrome)’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 Glove and Boots 채널을 통해 공개되었고, 꽤 큰 반응이 있었습니다.
영상 중 비속어 때문인지, 이젠 시대에 맞지 않는 흑역사라고 여기기 때문인지,
제작자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게시물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vimeo를 비롯한 YouTube의 다른 채널에서는 해당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TV도 모니터도 가로이고, 우리의 눈도 좌우로 두 개인데, 휴대폰으로 영상을 사진처럼 찍어 올리기에 세로 영상이 난무한다는 매우 부정적 의미의 ‘세로 영상 증후군’이 등장한지 7년여.
‘맞아. 세로 영상은 부적절하고 불편해!’ 쪽에 가까우신가요,
‘아니, 난 세로 영상이 (더) 좋은데!’ 쪽에 더 가까우신가요?
어느 쪽의 편을 들거나 변론하기보다, 유의미한 조사 결과를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2018 디지털 동영상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이제 1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한 동영상 시청 비중이 TV를 넘어섰으며,
역시 전 연령에서 세로형 광고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응답했습니다.
Mobile Overview Report에 따르면,
2014년 이미 휴대폰 사용자들은 사용 시간의 대부분인 94%의 시간 동안 휴대폰을 세로로 보고, 오직 6%의 시간 동안만 가로로 본다(사용한다)고 했으니,
휴대폰 사용자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가로라기보다는 세로일 겁니다.
이 때문일까요?
이제는 세로가 자연스러운 휴대폰 스크린이 가로로 돌아가도록 만들어 ‘가로(가) 본능’이라고 마케팅했던 회사가,
여전히 가로가 자연스러운 TV를 세로가 기본형으로 만들어 놓고 이번에는 ‘세로 본능’으로 다시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고 예상해 봅니다.
세로 영상은 여전히 신드롬일까요, 이제 확실히 새로운 표준이 된 것일까요?
어쩌면 질문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라면,
“이미 폴더블이 나온 거 모르세요? 뉴노멀(new normal)은 이미 가로도 세로도 아닌 정사각형인걸요.”
라고 말할 것도 같거든요.
아무튼 새로운 형태에서 새로운, 효과적인 영상 언어와 문법에 대한 고민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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