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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예방 캠페인이 주는 위험한 교훈

BrandingLab 2017. 3. 8. 12:00

자살 예방 캠페인으로 조성된 서울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공익 광고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광고 설치 이후 마포대교를 찾아 투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이전보다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12년 9월 첫 공개된 ‘생명의 다리’ 공익광고는 마포대교 난간 위에 시민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공모 받아 선정한 이미지와 문구를 새겨 넣었다. 삼성생명과 서울시가 공동 기획했고 제작은 제일기획이 맡았다. 한강을 관통하는 다리 중에서 투신 사건이 가장 많아 ‘자살대교’로 불리는 마포대교의 오명을 씻고, 자살 시도자들에게 살아갈 힘을 보태자는 취지였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마포대교 자살예방 캠페인···1년 후 뜻밖의 결과

한때 저녁 시간대 생명의 다리 난간에 사람들이 다가가면 불이 켜지면서 ‘밥은 먹었어?’, ‘속상해 하지 마’처럼 가족이나 친구가 건네는 듯 한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마포대교에 설치한 생명의 다리는 자살 예방 캠페인에도 도움이 되지만 세계 최초로 시도한 쌍방향 스토리텔링 다리로 알려지며 국내·외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아이디어 제안자인 제일기획은 지난해 이 광고로 해외 유수 광고제의 상을 휩쓸었다. 2013년 한 해만 생명의 다리 캠페인으로 스파익스 아시아 대상을 포함해 총 37개의 상을 탔고, 칸 국제 광고제에서는 본상 9개를 받았다. 이를 두고 제일기획은 단일 캠페인으로는 국내 최다 칸 광고제 수상 기록이라고 전하며 상업적 캠페인의 느낌을 지우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기 때문에 캠페인의 진정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캠페인이 실시되고 약 1년 뒤, 투신시도자 수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3년 한해 마포대교에서 발생한 투신시도 건수는 총 93건이다. 생명의 다리가 설치됐던 해인 2012년(15건)보다 6배 이상 늘어나 결과였다. 반면 투신시도 2위인 한강대교는 16건(2012년)에서 11건(2013년)으로 줄었다. 생명의 다리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 5년간 마포대교에서는 108건의 투신시도가 발생했다. 자살을 막기 위해 생명의 다리를 설치하고 난 후 한 해 투신시도 건수가 과거 5년 치에 근접한 셈인 것이다.

이처럼 자살방지 광고가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과도한 홍보 효과 때문에 생명의 다리 캠페인이 본래의 의도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시 효과나 홍보 효과에 치중해 생명의 다리에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오히려 자살을 염두에 둔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는 ‘자살 명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죽음에 상징성이나 시의성을 부여하려는 심리가 있다. 이들은 이름 있는 장소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자살의 숲으로 알려진 후지산의 주카이숲이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등도 자살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을 세계 각지에서 끌어 모으는 결과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생명의 다리가 실질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효과를 내려면 물리적인 안전장치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한다. 메시지로 자살자의 마음을 돌리려는 심리적인 접근과 함께 다리 밑에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유리벽을 세우는 등 물리적인 접근을 차단하는 방법도 도입돼야 한다. 목숨을 끊으려고 절망감에 휩싸여 다리에 찾아온 사람에게 일상적인 말을 툭툭 던지면, 공감을 불러오기보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최근 한강대교에도 제2의 생명의 다리를 조성하는 등 캠페인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조성에 앞서 예방 효과를 실질적으로 거두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보강해야 한다.

 

“금연캠페인, 되레 금연 방해”

이는 흡연과 금연 연구의 선진국인 미국 연구진이 처음 발표한 사례로, 향후 금연 운동의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사라 에반스 라코 박사가 그동안 발표된 600여 편의 금연 관련 논문 중 30편을 재검토해 금연캠페인이 금연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에반스 박사는 이번 연구 '금연캠페인에 대한 반발과 부작용'을 통해 사회적인 낙인에 놓여있는 흡연자 개개인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해 제언했다. 에반스 박사는 "흡연을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으로 묘사하면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하도록 설득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일부 흡연자들은 이에 대해 분노하고 자존심이 훼손돼 오히려 금연을 더 힘들게 하기도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많은 연구에서 금연 홍보 광고를 본 흡연자들이 스스로를 버려진 자 또는 나쁜 사람, 저질 인간, 측은한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었다"며 금연 홍보 광고의 부작용을 설명했다. 에반스 박사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앞서 진행된 금연캠페인 관련 광고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4명이 '사람들이 흡연자들을 낮춰본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전체 연구 참가자 중 20~30%의 흡연자가 '가족과 사회에서 거부반응을 느낀다'고 밝혔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전체 흡연자의 27%가 '흡연한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된다'고 느꼈다. 에반스 박사는 "이러한 낙인효과가 흡연자들이 금연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사회에서도 소외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흡연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기존의 금연 캠페인과 더불어 금연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금연캠페인 중에는 혐오스러운 사진 등을 통한 부정적 측면 강조 내용도 있고 금연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 것들도 있다. 사회적 낙인으로 부정적 상황에 놓여있는 개개인을 대상으로는 흡연의 부정적 측면을 주로 보여주기보다 금연으로 인한 긍정적 측면도 함께 강조해 금연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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