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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감수성)가 기업(이미지)을 만든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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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감수성)가 기업(이미지)을 만든다?!

BrandingLab 2022. 4. 19. 10:13

이미지 속에 보이고 읽히는 것은?

 슬슬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뜨고 내리는 비행기 편수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만기 연장된 마일리지든, 모아둔 저축 혹은 리볼빙 카드로든, 어서 티켓팅을 하고 싶은 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항공사 광고 사진 하나 보며, 간단한 퀴즈로 오늘 포스팅을 시작해 볼까요?

 

Q. 사진에서 눈길을 끄는 것,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1)     앗, 영어다!;;; OMG, No English…

2)     델타항공 Delta Air Lines

3)     매력적인 모델 Wow, who’s that?

4)     델타 컴포트 플러스 DELTA COMFORT+

5)     의수 Prosthesis / Prosthetic hand

 

혹시 1)부터 4)까지는 끄덕끄덕하시다가, 5)를 보시고는, ‘응?!’하고 다시 스크롤 업(scroll up)해서 사진을 다시 보진 않으셨는지요?

네, 이 사진은 델타항공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브랜드 중 하나인 델타 컴포트 플러스(DELTA COMFORT+) 광고 사진이고요,  우측 모델의 왼손은 의수(義手; Prosthetic hand) 입니다.

 

 

또다른 델타항공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광고 사진 하나 보고 가실까요?

 

 

 

 

델타항공의 다른 프리미엄 이코노미 브랜드인 델타 프리미엄 셀렉트(Delta Premium Select)의 이 광고 사진에 대한 감상 중 가장 가까운 것은 어느 것인지요?

 

1)     앗, 영어다!;;; No English, PLEASE…

2)     델타항공 Delta Air Lines

3)     매력적인 모델 Wow, who’s that?

4)     델타 컴포트 플러스 DELTA PREMIUM SELECT

5)     뭐지, 느낌적 느낌은…?! Um… Maybe, maybe not?!

 

네, 이 ‘느낌적 느낌’은 꽤 보편적 소감입니다.

‘무엇으로든 빠져들어보자(Dive into anything)’는 슬로건의, IPO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중 하나 인 레딧(reddit)doppelBangers(도플뱅거) subreddit 의견들을 옮겨봅니다.

 

광고 커플 의미있나? Does an ad couple count?
└ 글쎄, 앨라배마에서 뜨는 비행기면, 허물없이 친한 쌍둥이일수도. 맥락이 필요해 └ Well if the flights from Alabama, they could just be twins with no boundaries. Need context
└ 이런식의 표현 좋아. 형식적이 아닌 캐쥬얼한 거. 어느 회사 광고야? └ This is the kind of representation that I like. Casual. What company's ad is this?
이거 실제 커플이야, 뉴욕에서 사진 작가랑 연기자로 일하는. 훌륭한 친구들. (하지만 그래, 도플뱅거 맞아.) This is a real life couple, working as photographers and performers in NYC. They’re great guys. (But yes. Doppelbangers.)
이거 비행기 탑승교에서 보고 바로 생각했지. 우리 게이들이 부자에 생기고, 금장 비츠 헤드폰 쓰는 아님. I saw this ad on the jet bridge once and immediately though of this sub. Not all of us gays are rich, perfect looking and into gold Beats headphones.
└ ㅋㅋ 탑승교의 남자들 취향 하나. 기분 나쁜 사람들은 남자들을 형제라고 하겠지. Haha the bridge boys are one of my favorites. For anyone who gets mad they can say they are brothers
└ 쩌는 Banger

 

 

델타항공 포스터를 보며, 좀 많이 철 지난 것들이긴 하지만, 여전히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우리의 날개’라던 우리나라 국적기의 광고가 비교되어 떠올랐습니다. 사실 델타항공은 마일리지를 같이 쌓고 쓸 수 있는 같은 스카이팀 항공 동맹(SkyTeam Airline Alliance)일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의 지주사 한진칼지분을 15%가량 갖고 있기도 한 나름의 특수 관계이기도 하지요.

 

우선 아래 대한항공 광고영상을 한 번 보시죠.

 

대한항공 '하늘 가득히 사랑을' 광고 2편

 

 



바로 위 두 개 이미지들은 광고 초반 10초 정도에 나오는 장면인데요, 다른 장면들과는 결이 좀 많이 다르게 느껴 지시나요?

너~무 오래된 광고와 비교하는 건 좀 그렇다고 하실 분도 계실 텐데요,

 

그렇다면 좀더 시간이 흐른 후 대한항공의 모습, 보도 사진과 기사로도 한번 살펴볼까요, 2009년 입니다.

 

  

10년, 20년이 지났지만, 기업의 감수성은?

방금 보신 사진 속 등장인물들을 혹시 알아보시겠는지요? 왼쪽사진에서 맨 왼쪽 인물은 현 한진 사장 조현민입니다. 2009년 당시에는 대한항공 팀장이었습니다.  조현민 사장 옆옆은 안내견과 함께 유학을 떠났던 피아니스트 김예지입니다. 현재는 21대 국회의원으로, 여러 의정 활동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으시죠.

 

자꾸만 흥얼거리게 되는 “하늘 가득히 사랑을~”의 노래가 나오던 광고가 2000년, 당시 잇따른 탑승 거부와 인권 침해 논란 때문인지, 본인이 홍보 담당자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사주 일가(社主 一家)까지 나서며 특별 서비스를 알렸던 것이 2009년이었습니다.

 

현재 대한항공이 받고 있는 관심과 평판,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지난 20년 전,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달라졌다고 보시나요?

 

반면, 델타항공의 뉴스 허브(NEWS HUB) 기업 결의(PURPOSE) 섹션에는 (세계적 흐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장 첫번째로 ‘다양성, 권리 & 통합(Diversity, Equity & Inclusion)’ 항목이 있습니다. 인종(Racial and Ethnic Diversity), 여성(Women), 성(LGBTQ+ Diversity), 장애(People with Disabilities), 참전 용사와 군인(Veterans and the Military) 등의 세부 항목이 있고, 컨텐츠들의 대표 이미지들에서는 델타 구성원들의 말 그대로 ‘다양성(Diversity)’과 ‘포함됨(Inclusion)’이 보입니다.

 

대한항공에서 그나마 가장 비슷한 항목으로 찾아본 것은 뉴스룸의 ‘人이야기’ 항목입니다. 그런데 그나마 가장 비슷하다고 찾은 것에 소속 및 후원 운동 선수에 대한 것 이외에는 거의 모두 사주 일가에 대한 것이라 이게 정말 비슷한 항목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델타항공 뉴스 허브 대한항공 뉴스룸

 

델타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소개하는 고객 웹 사이트에는 글 처음에 보신 델타항공 광고 포스터와 같은 ‘코드(code)’가 들어있는 사진은 없습니다. 또 위의 두 포스터 사진은 아무리 검색을 해도 위와 같이 누군가 직접 찍어서 SNS에 올린 것 이외에는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발견하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릴께요. ^^;)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과하게 티 내서 괜히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딱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서 보고 회자될 수 있도록 철저히 기획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델타 컴포트 플러스 델타 프리미엄 셀렉트

  

 

부족한 2%나머지 98%설명할 때도 있다

 좋은 일을 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쳐 그 진정성을 흐리고 의심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국내 금융그룹 CSR 광고

 

위 광고는 국내 한 금융그룹이 자사의 ESG 와 사회공헌활동을 알리기 위해 종합 일간지에 낸 전면광고입니다. 기업이 장애인 맞춤옷을 제작하는 가게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인데요. 조금 눈이 밝으시거나, 가게가 고객으로 삼는 이들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가지신 분이라면, 광고 이미지에서 보이는 가게 앞 문턱이 매우 불편하셨을 겁니다.

 

델타항공처럼 세련되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것을 읽어내지 못하는 것, 이미지 속에서도 턱을 없애거나 앞에 경사로 하나 넣지 못하는 것, 이런 결과물 밖에 못 만들고, 그 결과물을 확인하고 걸러낼 수 있는 사람이나 체계가 없는 기업과 조직의 진정성과 역량은 당연히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승객 탑승용 경사로

 

아이디어 수준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이미 상용화되어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승객 탑승용 경사로(Passenger Boarding Ramp) 입니다. 장애인용 경사로가 아니라, 노인 분들처럼 발걸음이 무겁고 무릎이 안 좋은 이도, 어린이처럼 다리가 짧은 이도, 유아차를 미는 부모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계단에서 행여 미끄러지고 굴러서 다칠까 싶은 염려도 훨씬 적고, 휠체어 이용자가 한번에 여러 명 탑승한다고 해서 엘리베이터 차량이 모자랄 일도 없습니다. 대한항공엔 아직 없는 장치인 것이고, 외국 공항과 항공사들은 이런 게 특별한 것이 아니어서 딱히 티 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잘 몰랐을 뿐입니다.

 

흔히 Inclusive(인클루시브)와inclusion(인클루전)을 ‘포용적’과 ‘포용’으로 옮기곤 합니다. 누가 누구를 포용한다는 것일까요? ‘통합’이나 ‘포함’으로 옮기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델타항공의 기업 목적 및 결의 항목은 ‘다양성과 통합(Diversity & Inclusion)’이 아니라, ‘다양성과 권리, 그리고 통합(Diversity, Equity & Inclusion)’이었습니다. 델타항공의 포스터처럼, 포함하되 특별히 티 내지 않는 것이 세련되고 멋진 것입니다.

대부분의 세련되고 멋진 것은 또 좋은 것입니다.

 

열린 감수성과 진정성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가까이 에서도 세련되고 멋진, 좋은 사례들을 점점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미지, 인용문 출처: 링크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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