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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시대: 새로운 잣대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BrandingLab 2022. 4. 8. 10:39

공허한 메아리가 된 220년 전통기업 ‘듀폰’의 슬로건

"듀폰은 화학 발전을 위해 화학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을 위해 만듭니다. 모두가 편안한 삶을 행복하고 길게 누리도록요. ‘화학으로 더 나은 삶을’이란 말은 단순히 듀폰의 슬로건이 아니라 우리의 DNA입니다"

 

20년을 끌어온 세계적 화학기업 듀폰사의 화학물질 ‘PFOA 유해성 집단소송’ 사태를 다룬 영화 ‘다크 워터스’에 나온 듀폰측 법정 발언중 일부이다. 듀폰의 슬로건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2017년 듀폰은 3,535건의 단체소송에 대해 총 6억7천만 달러를 배상하게 된다. 2015년 해당 화학물질은 사용금지 되었으나 워낙 전세계적으로 테프론 제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된 이후라 소송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시가총액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사가 고객과 지역주민, 투자자들에게 대표적인 ‘그린워싱’ 기업중 하나로 낙인찍히며 220여년 쌓아온 기업 아이덴티티가 흔들리고 있다.

 

 

2020년 국내 개봉한 실화 기반의 환경안전 고발 영화 <다크워터스>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회사까지 매각? ‘남양이 남양했다’ 불매운동 파문

2021년 4월 남양유업은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 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발표 직후 주가는 전일 대비 29% 오르고 일부 소매점에서 불가리스 제품 품절 사태가 일어나는 등 회사 호재로 작용하는 듯 했다.

 

그러나 임상실험 입증 등 계속된 논란 끝에 결국 식약처에서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경찰 고발과 함께 2개월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소비자 안전성이나 유해성 이슈가 아닌 과대광고 측면의 행정처분이라 과거 같으면 식품업계 관례상 사태가 심각하게 번지지 않을 수도 있는 유형이었다.

 

대리점 갑질 논란, 창업주 외손녀 마약 파문 등 과거 남양의 사회적 논란이 재소환되고 엄중한 코로나시국과도 맞물리며 SNS, 온라인을 중심으로 ‘남양이 남양했다’라는 유행어와 함께 네티즌의 공분, 불매운동으로 사태가 크게 확산되고 결국 메이저 언론에서도 부정적 앵글의 기사가 줄을 잇는다.

 

채널A 뉴스 라이브 (2021.4.19)

 

사태가 커지며 회장은 눈물의 사과 기자회견에 이어 회사의 경영권인 오너 일가 보유 지분 53% 모두를 사모펀드 운영사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한다는 계약까지 체결한다. 이후 남양은 계약 해제 통보와 함께 매각 철회를 공식화 했으나 한앤코측의 반발로 매각 이행 법정 공방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 안전 우려 여론 확산 …
창사이래 기업 존폐 위기까지 내몰린 HDC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책임을 통감해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피해자 가족에 보상하고, 입주예정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습니다"

 

지난해 광주 재개발 철거건물 붕괴사고에 이어 올해 1월 광주 아이파크 시공 현장에서 다시 6명이 숨지는 붕괴사고가 일어나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 일부다. 이러한 대국민 사과와 사퇴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올해 3월 서울시에 최고 수위의 행정처분인 건설업 등록 말소를 요청해 서울시의 최종 판단이 남았지만 회사는 결국 존폐위기까지 몰리고 있다.

 

JTBC 아침 뉴스 (2022.3.29)

 

만일 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 면허가 말소된다면 1994년 성수대교 붕괴로 동아건설의 면허가 취소된 이후 근 30년만의 초유의 강력한 처벌 수위이다. 이는 최근 국토부가 아파트 붕괴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부실시공 근절방안을 발표하고 건산법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하는 등 계속 잇따르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시대적 국민 우려 여론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중의 인식이 변화하며 위기의 잣대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ESG 경영이 세계적으로 기업 지속경영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도 발효되며 기업에게 ESG 관련 위기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무게로 다가오고 있다.  기업, 증시, 정부, 시민단체, 미디어 등 모든 곳에서 ESG를 얘기한다.

 

과거와 유사한 유형의 사고와 쟁점도 ESG 관련 공중의 인식과 언론〮여론의 향방에 따라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법적인 처벌 수위, 사업상의 손실과는 별개로 공중의 인식 변화에서 발생하는 기업평판의 손실은 그 크기를 정확하게 분석해 수치화 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장기간에 걸쳐 치명적일 것으로 가늠된다.

 

공중의 인식변화 중 하나로 소비자의 환경안전에 대한 판단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범세계적 2050 넷제로 이행 등의 시대적 화두로 소비자는 환경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과 더 엄격한 평가 잣대를 형성하고 있다. 공중이 형성하는 환경안전에 대한 불안 여론으로 인해 입법부와 행정부에서는 다소 급진적인 관련 정책들이 속속 채택되고 있고, 이러한 정책은 기업 경영활동에 새로운 위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 행동주의도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하기도 하지만, 그 가치관에 반하는 기업과 브랜드에 대해서는 강력한 보이콧 목소리를 낸다. 상품의 우수한 품질이나 기능보다 ‘브랜드 인식’과 ‘심리적 만족감’이 소비패턴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MZ세대를 필두로 다양성과 공감, 공정과 정의에 대한 가치관과 상식도 바뀌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가치관에 바탕을 둔 행동을 한 기업들이 강한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거나, 심지어는 경영권까지 위태롭게 되었던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론 조성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정통 미디어가 여론을 주도하던 시대와는 달리 SNS 중심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는 잠재 이슈의 폭발 크기와 속도를 예측하기 어렵고, 일반인의 감정, 정서, 공정과 같은 심리가 여론 형성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ESG 위기 커뮤니케이션, 여론의 향방을 주시 하라 … 설득보다 공감이 우선

이러한 상황인식하에 기업에 예기치 못한 ESG 위기가 닥쳤을 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의 공중 인식 분석과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PR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과거의 위기대응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전통적인 사과〮해명〮설득 메시지 전략에 더해 실시간 빅데이터 기반의 공중 인식 분석과 여론의 향방에 대한 통찰이 위기 대응 전략 수립에 매우 중요하다.  여론의 흐름과 함께 호흡하면서 공감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한다면 신뢰감 및 심리 반응 도출, 심리 자본 획득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최근 커뮤니케이션 그룹 피알원은 웹을 통해 실시간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추이와 인식을 측정하고, 소비자의 ESG 공감 효과를 항목별로 지표화한 P-ESG (Perceived ESG) 분석 플랫폼을 새로 개발해 기업의 ESG 전략 컨설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ESG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ESG 관련 쟁점이나 사건사고 발생시 이에 대한 공중의 네거티브 반응, 인식의 변화를 ESG 지표 관점에서 특정기간 집중적으로 측정, 분석하면 여론의 향방에 대응하는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SG 경영 시대, 새로운 잣대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공중의 인식 변화와 함께 호흡하는, 설득에 앞서 공감이 우선하는 ESG 위기 전략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미지 / 인용문 출처: 링크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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