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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위험에 처한 일반인의 위험 태도

BrandingLab 2019. 3. 12. 18:32

사람들은 왜 미세먼지를 탈원전 때문이라고 할까?

 

  최근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은 직접적으로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적극 촉구하며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집중됐다. 그러다 탈원전 정책 때문에 미세먼지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논리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이 늘어났고 결국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 사태가 벌어졌다는 논리다.

 뿌연 하늘만큼이나 답답한 마음에 쏟아내는 불만과 질타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탈원전과 미세먼지가 직접적인 즉각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생각해선 곤란하다. 미세먼지 입자의 종류가 다양하고 유발 원인도 발전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과 2차생성 미세먼지의 시너지 효과, 대기정체 현상 등 복잡다단한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탈원전 재검토하면 미세먼지 문제가 나아질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현실을 파악할 때 상호작용하는 두 체계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성 체계(rational system)는 논리 규칙 등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는 분석체계며, 경험체계(experiential system)는 감정을 담는 심상 등으로 정보를 약호화(encoding)하는 체계다. 이성적인 분석도 중요하지만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감정에 따른 판단이 더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다. 이러한 자극에 관련된 감정이 판단과 의사결정에 주는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감정추단(affect heuristics)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일반 공중에게는 실제 위험보다는 그 위험에 대한 그들의 지각이 더 실제에 가까울 수 있다.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샌드맨(Sandman, 2012)은 위험을 위험성(hazard)과 분노(outrage)의 합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특정 위험이 이들 4개의 분면 중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달리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영아돌연사(SID)와 같은 낮은 위험성과 높은 분노를 가진 위험은 분노관리(outrage management)를 수행해야 하는 반면, 인플루엔자 대유행(pandemic influenza)과 같은 높은 위험성과 낮은 분노를 갖는 위험은 공중의 예방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수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조류독감 위험지각이 행동에 어떠한 조절 효과를 가지는지 보기 위해 닭 구매 행동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을 지각하는 수준과 닭 구매 행동 및 구매 과정 중 접촉하는 행동 간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조류독감 위험지각은 관련 식재료의 구매행동과 구매과정 중 접촉과 같은 개인의 행동에 유의미한 예측 변인으로 나타났다. , 개인의 조류독감에 대한 위험지각이 높을수록 전염병을 얻을 개연성이 있는 행동을 더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염병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학교 교사들의 위험지각을 알아본 연구에서는 교사들의 위험지각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의 위험지각에 대한 정도가 인플루엔자 예방행동에 대한 이해, 예방 계획, 인플루엔자에 대한 지식, 질병 확산을 통제하려는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즉 위험지각의 정도가 높을수록 예방과 관련된 행동 및 지식 습득 행동에 더 적극적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위험객관주의, 즉 전문가 중심의 사고에는 결함이 있다. 위험 사회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두 단어는 신뢰와 분노다. 이 두 단어는 서로 연계돼 있다. 분노는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나 기관, 조직에게 드러내지만, 신뢰하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위험이나 위기를 관리하는 사람이나 기관, 그리고 위험 발생과 증폭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기업이나 정부, 조직은 이해관계자나 공중(국민)이 분노하지 않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위험관리에서 감정이 가장 중요한 변인이라는 점이다.

 

NGO의 주장도 여론형성에 영향력이 크다. 지난 3월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평상시 강력한 배출원 관리가 미세먼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전북환경연합은 "기후 변화로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고 대기 정체 일이 예년의 배로 늘어나다 보니 미세먼지가 축적돼 재난 수준까지 치달았다""일주일 동안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이어졌지만, 시민은 대기 개선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내놓은 한중 인공강우 실험과 도로 살수차, 초대형 공기정화기 등 미세먼지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위험지각은 단기적인 불확실한 처방을 남발하기 보다는 재난과 관련한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만 하는 요인이다. 미세먼지 재난 상황에서 효과적인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은 조언과 정보를 제공하고 공중을 안심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자발적인 예방행동의 수행과 재난의 국가적 통제와 관련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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