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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SG/ESG 트렌드

좋은 일 알리기 전에, 안좋은 일 조심하자

BrandingLab 2022. 5. 10. 10:25

4월 22일 지구의 날,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지나며, 다시 한번 전세계적으로 ESG, 환경과 사회, 그리고 거버넌스에 대한 이슈가 가득했습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5월 초 이 시점의 대한민국에서도 ESG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여러 위원들이 ESG와 관련된 사항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새 정부는 대통령 직속 가칭 ‘ESG 위원회’를 만들 것이라고 하고요,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대한민국 기업 집단을 대표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을 초청해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를 가졌다고 했는데요, 여기에는 10대 그룹 사장단과 금융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임에 공감하기 때문인지, 사회적인 화제성 때문인지, 좌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을 비롯, 많은 곳에서 ESG에 대한 보도와 광고의 빈도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선행, 미담, 선언, 결심 등 이른바 ‘좋은 이미지’에 대한 것들이지요. 그런데, 몇 가지 기억들은 좀 차이가 있어서, 정말 그렇기만 할까라는 역시 당연한(?), 혹은 직업적(!) 의문을 가지고 한번 찾아봤습니다.

 

우리나라 ESG의 현 위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대한경영학회장이자 국가ESG연구원장 문형남 교수의 기고에 따르면, ESG에 대한 대외적인 관심 표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기업이 2021년 국내외 규제 기관으로부터 받은 제재 건 수는 2020년보다 10%, 금액은 50%가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국내 500대 기업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감소 추세였던 제재 건수와 금액이 2021년 다시 증가 추세로 바뀌었다고 해요.

 

그 밖에도 몇몇까지 안타깝고 또 중요한 불명예의 순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 평가에서 2년 연속 ‘건설·엔지니어링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한 건설사는 동시에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으로부터 ‘2022년 최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P-ESG* 평가에 따르면, 해당 기업의 ‘고용 및 안전·보건 근로환경’ 부문 P-ESG 지수는 28.3점입니다. DJSI점수는 세계 1위였지만, 소비자들의 평가 점수로는 세계 1위에 한참 못 미치고 있습니다.

 

* P-ESG(Perceived-ESG)
- 피알원 자체 개발 ESG 평가 AI 솔루션. 기업의 ESG 커뮤니케이션 퍼포먼스와 소비자 반응(인식)을 통합 평가하는 시스템
- ESG 지수는 100점 만점 기준

‘2021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자료를 바탕으로, 6명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2006년, 2012년, 2015년 이미 수차례 선정의 불명예를 안았지만, 여전히 책임과 재발방지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자산총액 기준 국내 1위인 한 은행중소벤처기업부의 자가진단용 ‘중소기업 ESG 체크리스트’를 반영한 ‘ESG 자가진단 서비스’를 출시했고, ESG 우수기업 우대금리, ESG 교육·컨설팅 서비스 등 금융·비금융 전 부문에 걸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ESG 컨설팅팀 역시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소기업의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 기업도 늘 좋은 이슈들만 있었던 것 아닙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사기, 횡령 · 유용 등 부정적인 이슈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기업윤리’ 부문 P-ESG 지수 11점)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이사회 안에 ESG 위원회를 만들고, 탈석탄금융을 선언하기도 했는데, 동시에 ‘화석 연료 금융 보고서 2022(FOSSIL FUEL FINANCE REPORT 2022)’에 기후 위기를 촉진(driving climate chaos)하는 화석 연료에 투자하는 곳으로 국내 유일, 전 세계 47위에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양가(兩價)의 모습이 존재하는 조직은 생각보다 더 있습니다.


Banking on CLIMATE CHAOS 2022 report

 

찐 ESG로의 도착은 지표를 제대로 보는 것에서 부터...

쓰레기, 그 중에서도 분해되기 어렵고 환경 오염을 가져오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에 대해서는 저희도 계속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자 지수(Plastic Waste Makers Index)’에 따르면, 국내 화학사 최초로 ‘ESG 전용 펀드’를 조성한다는 한 화학기업은, 대규모 탄소 배출이 우려되는 ‘에틸렌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자 지수(Plastic Waste Makers Index)’ 제조사(polymer producer) 순위 10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환경경영실행’ 부문 P-ESG 지수 26.3점)

 

Plastic Waste Makers Index Top 100 polymer producers

 

전 세계 100개의 기업이 전지구적으로 버려지는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90%를 만든다(These 100 companies produce 90 per cent of all single-use plastic waste generated globally.)고 하는데요, 중화학공업이 발달한 대한민국 답게, 이 100개 기업에 우리나라 기업 7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OP 100에 든 국내기업들을 살펴보면, 한 솔루션기업은 ESG 경영에 대한 빅데이터 정보량(온라인 포스팅 수)이 가장 많았다고 했고, 또 한 화학기업은 세상에 없던 ESG 비즈니스 모델 만든다고 했었습니다. 어떤 에너지 기업은  ESG 평가 A+ 등급을 받기도했습니다. (‘환경경영실행’ 부문 P-ESG 지수는 각각 24.5점, 39.6점, 33.3점)

 

많은 기업들이 ESG목표와 계획, 활동을 홍보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에는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들의 ESG를 향한 외침이 그린워싱(green washing)이 될지, 실제 지구를 살릴지에 대해 좀더 각을 세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와 공공은 어떨까요?

기획재정부는 대한민국이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로부터 ‘ESG 신용영향 점수(ESG credit impact scores)’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positive -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세계 7위’, ‘OECD 국가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1위’,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하위 2위, 석탄발전 비중 상위 4위’, 2009년 처음 온실가스 배출 목표치를 설정한 이래 한번도 지키지 못하는 등 기후 악당으로도 지목되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은 것을 정부가 발표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통령 직속 ESG위원회를 준비하고 있을 만큼, 곧 들어설 다음 정부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과 강조는 계속될 것입니다. 다음 정부에서는 기업과 국가의 ESG 관련 소식들로 어떤 것들이 들려올까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일을 하고, 이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일,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일을 먼저 파악하고 이를 하지 않는 것이 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ESG 도 마찬 가지겠지요.

 

그리고 제3자의 의견을 듣는 것도 필요한 과정인데, 정확한 문제진단과 솔루션을 위해서는 한 명 이상의 평가와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의 관점에서는 어떤 현상을 ‘좋음’으로 평가했는데 실체는 그렇지 않을 수 있거든요. 나와 누군가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짚어주는 또 다른 누군가가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지금이 기업, 정부의 ESG 활동에 대한 평가에 있어 또 다른 관점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욱더 효과적인, 신뢰받는 ESG는 다각도의 진단을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닐지…

 

 

※출처: 이미지, 인용문 링크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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