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이션(휴가) 기간 알아보는 ESG 워케이션(일+휴가) 본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한 여러 유형의 자발적·비자발적 기간을 가지면서, 역시나 자발적·비자발적 휴가와 재택 근무를 경험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은 꽤 한정적이었던 재택 근무와 강제적(?!) 휴가의 전세계적인 유행을 가져왔었지요.
코로나19가 처음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때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가 아닌 집이나 카페 등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이런 말들이 있었습니다.
“이건 일하는 것도, 노는 것도 아니야!”
워케이션, 일상이 되다
랩탑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일(Work)과 휴가(Vacation)가 결합된 ‘워케이션(Workation)’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일상)’, 나아가서는 제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구글 트렌드의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워케이션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 증대는 분명 코로나19 대유행 시작과 밀접한 상관이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워케이션이란
말씀드린 것처럼 워케이션 이전에도 표와 같이 재택 근무, 원격 근무 등의 기존의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형태는 있었습니다.
그럼 워케이션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일과 휴가의 결합이라고 하면, 일하러 가서 휴가도 즐기는 것인지, 휴가를 가서도 일하라는 것인지 조금 헷갈립니다.
워케이션 자체가 아직은 새로운 개념(?)인 만큼, 그 정의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비교적 보편적인 정의를 담은 사전적 의미에 비추어 봤을 때 워케이션은 ‘(간헐적/주기적/지속적으로)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제도’ 정도로 접근하면 될 듯합니다.
워케이션과 ESG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워케이션은 ESG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어떤 결과(impact)를 가져오게 할 수 있을까요?
더 가치 있게 일하고 또 여가를 보낼 수 있는 ESG 워케이션에 대해서 한번 다뤄봅니다.
워케이션은 협치의 결과
워케이션의 시작이자 핵심은, ESG 중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지거나 소홀하기 쉬운 ‘G(거버넌스)’의 영역, 협치와 의사결정구조의 변화입니다. 거버넌스의 변화는 기업이 아닌 근로자가 공간을 선택하는 ‘보다 직원 친화적인 근로환경과 인재유치’ 즉, S(사회)의 변화를 낳습니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 이후 회사원들이 사무실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사표를 내겠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핵심 인재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워케이션을 제도화하는 곳들도 생겨났습니다. 네이버가 사무실에 출근하는 형태와 출근하지 않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직원들의 내부 토론과 투표를 통한 것으로, 이 모두가 협치의 거버넌스인 것이지요.
워케이션은 인재 영입과 유지에도 매우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안식월과 워케이션 중 직원과 회사에게 당장 더 유용하고 매력적인 것은 워케이션일 수 있습니다.
워케이션과 지역상생
워케이션을 거버넌스, 협치와 협력을 조직 내부에서 지역 사회로 조금 더 확장해볼 수도 있습니다.
제주와 경남 남해 등 여러 지역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워케이션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대기업 과 같이 대대적으로 워케이션 센터를 건립하는 것 까진 아니더라도, 지자체는 자신의 지역으로 오게끔 워케이션을 유치, 홍보할 수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워케이션 지역을 선정해 직원들에게 제안할 수 있을 테고요.
지자체와 기업은 워케이션 하는 회사, 직장인들에게 지역화폐로 워케이션 관련 지원금이나 보조금, 상여금 등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는 적정선의 할인율을 제공하고, 회사는 직원에게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특정 지역에서 워케이션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지요.
숙박부터 식사, 관광까지 지역 화폐의 사용은 한시적일지라도 워케이션 인구유입이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더 세심한 기획과 집행으로 지역사회로 보다 밀접하게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지역의 전통시장과 장날, 명소, 사진이 잘 나오는 곳 등을 방문하는 미션을 게임처럼 수행하고 스탬프 등의 방식으로 인증, 이 결과를 직원들의 인센티브부터 ‘워케이션 고과’에까지 반영하는 식이지요.
또 잘 활용한다면 워케이션은 지역 전문가 양성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부산 지역 빵집 체인점들이 ‘왜’ 전국구 빵집 체인점에 밀리지 않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이 지역에 대해서 뭔가 더 잘 알고 있는 인재일 수 있습니다.
워케이션과 환경
제일 연결이 쉬운 부분은 아마도 ESG 중 환경(E)에 대한 것일 겁니다. 먼저 지역적으로, 지금 같은 폭염의 계절에는 에어컨이 필요없다는 태백과 같은 지역이, 난방비가 걱정되는 계절에는 동계 전지 훈련지로 유명한 남해와 같은 곳이 환경과 에너지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곳으로 소구 될 수 있겠지요.
환경적으로 조직 또 개인적 측면에서 또 제일 쉽게 떠올 수 있는 것으로, 한창 유행 중인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조깅) ‘줍깅’인 플로깅(plogging)이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플로깅을 하며 높은 운동효과와 함께 자기만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조직 혹은 지자체가 권장하고, 여기에는 인센티브를 제시할 수 있겠지요.
이미 너무 많은 학교부터 동호회, 또 기업과 지자체가 플로깅을 하고 있으니, 지금처럼 해변을 찾는 계절에는 플로깅의 바다 버전이라는 비치코밍(Beachcombing; beach(바다)와combing(빗질)의 합성어)도 좋을 수 있고요.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는 자칫 일회용품 사용이 더 빈번해질 수 있는데, 텀블러 사용 등 워케이션 기간 동안 좀 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등을 적게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습니다.
#자연보호 #플로깅 #비치코밍 #텀블러 #에너지절약 #지역선택권 #지역전문가 #시장방문 #명소관광 #지역봉사 #교육활동 #지역협약 #지역화폐 #강제적여가 |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개인은 물론 조직적으로 워케이션, 또 ESG 워케이션의 의미와 본질을 짚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워케이션하면, 많이 사용하는 용어인 ‘워라벨’을 떠올리시진 않는지요? 워라벨은 아시다시피 work-life balance의 합성어로 흔히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로 옮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삶(life)이라는 것이 일(work)과 저렇게 나뉘고 배타적으로 상반되는 것일까요?
여가(leisure)학에서는 삶(life)의 시간이 일(혹은 노동 labor), 휴식(rest), 그리고 여가(leisure)로 구성된다고 보는 관점이 주류입니다. 노동 시간에는 다음에는 계속 노동을 이어 가기 위한 휴식시간이 반드시(당연히) 필요하고, 노동 강도가 너무 강하거나 그 시간이 너무 길면, 피로 등을 풀기 위해 또 더 긴 휴식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휴식시간은 다른 걸 할 수 없이 쉬어야 하는 시간으로, 그 시간은 여가시간과는 다르다는 것이지요. 너무 지치면 아무도 것도 하기 싫고 또 할 수도 없다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테고, 그렇게 어느 정도 좀 쉬고 난 다음에야 ‘아 뭘 좀 해볼까?’하고 하는 것이 여가라는 겁니다.
워케이션은 일을 잘하게 함은 물론, 휴식과 여가도 잘 즐길 수 있도록 도입하는 근무제도입니다. 이러한 워케이션의 본질이 지켜지는 가운데, 개인과 조직의 ESG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들이 더해질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조정은 필요해 보입니다. 본래의 업무에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 환경을 위한 실천들이 숙제처럼 보태 지면 역시 ESG 경영 가치에 반하는 일이 될테니까요.
이런 ESG 워케이션은 어떻게 가능하겠냐고요? 지역과 조직, 또 개인이 ‘진심으로’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고 하는지 생각해 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이미지, 인용문 출처: 링크 삽입
'P.ESG > ESG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GAMER@ESG, 오프라인으로 행동하는 온라인 게이머들 (1) | 2023.02.23 |
---|---|
춤추는 ESG, 춤추게 하는 ESG (1) | 2022.08.09 |
너와 나, 우리의 ESG (0) | 2022.07.01 |
지자체와 ESG 경영 (0) | 2022.06.07 |
좋은 일 알리기 전에, 안좋은 일 조심하자 (0) | 2022.05.10 |